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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트레이더 콜린 씨의 일일 : 자본주의의 아편, 양적완화에 대한 썰
    투자/책 2023. 1. 2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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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지펀드에서 매크로 트레이더로 일하는 저자의 양적완화에 대한 비관론이 돋보이는 책이다

     

    2019년 10월부터 시작되는 저자의 수기는 유머러스하게 시작된다.
    매크로 트레이더의 업무와 투자판단,
    대표로서 생각하는 것들,
    저자의 신변잡기,
    금융인으로서 갖춰야할 것들,
    연준의 정책에 대한 견해…
    실무자에게서만 들을 수 있는 생생한 썰을 들을 수 있다. 

    이런 책은 드물다. 책 제목과 표지가 싸구려 베스트셀러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지만, 귀한 책이다.

     

    그러다가 증시에 대한 코로나의 영향이 나타나면서 양적완화에 대한 저자의 견해가 드러난다.

    우린 무려 50년 동안이나 이런 사기를 쳐왔다. 엄청난 규모의 부채 거품을 기반으로 세상을 만들었다. 거품은 자체적으로 여러 번 터지려고 시도했지만, 매번 우리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데 급급했다. 이제 거품은 다시 터지고 싶어 한다. 이 바이러스가 우리의 죄를 폭로하고 싶어 한다

    채권시장이 급속도로 발전하게 된 것은 70년대다. 그때까지만 해도 단순히 채권을 사서 만기까지 보유하며 이자를 받는 패시브투자만 존재했다. 별다른 지식이 필요하지 않는 지루한 시장이었다. 대학 졸업장 없이도 일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살로먼 브라더스의 존 메리웨더의 정크본드 투자를 시작으로 채권시장은 급속도로 커지고 더 액티브해지게 된다.

     

    채권시장이 커지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한다. 돈이 없으면 빌리면 된다. 갚을 때가 되면 더 빌리면 된다.

    국가나 기업이 영원히 성장한다면 문제될 게 없다. 내일은 더 많은 돈을 벌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다. 2008년의 금융위기만 봐도 알 수 있다.

    직업도 담보도 없는 사람에게 대출을 내줘도 괜찮다. 주택시장은 영원히 상승할 것이기 때문이다.

    내일이면 부동산은 더 상승할 것인데 오늘의 부채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이 아이디어로 쌓아올린 거품이 터지기 시작했다.

     

    거기서 정부가 택한 것은 양적완화라는 아편이었다.

    2008년의 문제는 주택시장의 성장이 멈춰서 지금의 부채를 갚을 돈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돈을 찍어내면 된다. 어차피 내일이면 경제가 성장하기 시작할 것이니 괜찮다… 그렇게 위기를 넘겼다.

    시장에 썩어넘치는 돈은 2010년대의 증시 대호황을 만들어냈다.

    <S&P500 ETF, SPY의 주가차트. 금융위기 이후 시장지수가 150% 넘는 상승을 이뤄낸다>

    그 다음 찾아온 시련은 코로나 바이러스다. 경기가 침체하기 시작한 시기에 바이러스까지 겹치며 유례 없는 위기가 찾아왔다. 우리가 택한 방법은 더 많은 돈을 찍어내서 더 많이 뿌리는 것이었다. 마약중독자들이 더 많은 마약을 필요로하듯.

    자본주의라는 엔진에 과부하가 걸려버렸다. 2008년에 터진 문제들을 결코 해결하지 못하지 않았는가. 주어진 패를 약간 섞었을 뿐, 판을 새로 시작하지 않았다. 그 결과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오히려 더 커져버렸다.

    그 부작용은 2022년부터 우리가 겪고 있듯, 엄청난 인플레이션과 빈부격차다.

    양적완화는 엄청난 규모로 부의 불평등을 초래하는, 역사상 가장 큰 강도 행각이다

    50년간 쌓아온 빚을 어떻게 청산하는 것이 옳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떻게든 청산해보려고 2022년부터 재정긴축과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고작 1년이 지났는데 시장 참가자들은 이미 금리인하에 베팅하는 중이다.

    이래서 사람은 마약이나 담배에 손도 대지 말아야 한다. 한번 손대면 못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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