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알고리즘 투자, 헤이비트 2달 투자후기

헤이비트는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가상화폐를 대신 투자해주는 서비스다 

예전에는 변동성 돌파 전략과 FF전략 두 가지를 운용했고, 전자는 무료로 제공했는데

'FF전략 대비 변동성 돌파 전략이 모든 면에서 뒤지기 때문에' 현재 폐지되었고 FF전략만 제공하고 있다 

 

FF전략의 성과는 꽤 좋다

약 7개월간 138%의 수익을 거뒀는데, 수익 자체는 가상화폐시장의 변동성을 생각해보면 별 것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오르는 걸 잘 잡으면 2~3일만에도 얻을 수 있는 수익이고, 가상화폐에 몇개월동안 투자해본 사람이면 한번쯤은 경험해봤을 것이다 

주목해야할 건 최대 낙폭이다. 

하루에도 10%, 20%씩 떨어지는 시장에서 최대 낙폭(전고점에서 떨어진 정도)이 10%밖에 되지 않는다.

 

100만원이 하루아침에 200만원이 됐다가 며칠 뒤엔 원금 반토막이 나는 정신나간 시장에서

100만원이 200만원이 됐다가 떨어지더라도 180만원 선에서 멈췄다는 뜻이다

얻는 건 쉬워도 지키는 건 너무나 어려운 곳에서, 다른 투자자산 대비 압도적 수익을 거두면서도 MDD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이 58k에서 30k까지 숨도 안 쉬고 떨어졌던 5월 말에도 선방했다.

FF전략의 3개월 수익률은 +28%에서 +17.18%로 약 10%만 하락했다.

 

이런 장점을 봤을 때, 헤이비트의 FF전략은 충분히 뛰어나다고 생각했고, 약 1870테더를 투자했다.

 

그러나 두 달만에 그만뒀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FF전략이 어떤 전략인지는 알 수가 없어서 이용자가 알 수 있는 건 과거 성과와 현재 성과밖에 없다 

운용방침이 공개되어 있다면 성과가 부진할 때 

시장 상황상 어쩔 수 없었다, 시장 주기상 그럴 수밖에 없다고 이해할 수 있게된다.

 

그러나 FF전략은 비공개다. 전략이 공개되면 알고리즘을 저격하는 알고리즘이 나와서 수익성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자금이 운용되는 지갑 주소도 알 수 없고, 포지션 내역도 알 수 없다.

투자자가 알 수 있는 건 투자자산 비중, 현금 비중과 현재 수익밖에 없다.

그래서 투자자는 과거 데이터를 보고 1시간마다 갱신되는 성과를 보며 신에게 기도하는 수밖에 없어진다

 

2. 개인의 투자시작 시점에 영향을 받는다.

이건 모든 펀드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펀드가 만들어지고나서 아무리 많은 수익을 내더라도, 투자시점에 따라서 손해를 보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전설적인 피터 린치의 펀드조차 투자자 절반은 손실이었다.

 

내가 헤이비트 투자로 완벽하게 그걸 경험했다. 

투자하자마자 며칠동안은 손실을 내더니 갑자기 미친듯이 오르고 

한달동안 횡보만 하다가 이익분을 다 반납하고 다시 손실을 냈다

 

1870테더를 투자하고, 150테더 수익을 냈다가 50테더 손실까지 냈으니까

내 기준으로는 MDD 10%를 경험한 것이다. 

과거 데이터가 말한 '최악의 케이스'를 투자한지 한달만에 경험한 셈이다

 

결론 : 성과는 뛰어나지만 믿고 투자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전통적인 펀드와 비교해보면 운용방침이 지나치게 불투명하기 때문에 신뢰가 생기기 어렵다 

결국 투명성과 수익성 사이의 트레이드오프인 셈이다

 

이건 개인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갈릴 것이다.

나처럼 어떻게 운용되는지 모르면 불안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걸 몰라도 편하게 믿고 있을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무작정 비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매번 투자유치액이 한도까지 차는 걸 보면,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는 투명성보단 수익성을 우선하는 것 같다.

 

하지만 헤이비트측에서 IR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건 아쉽다

탈중앙화거래소조차 자신들의 네트워크에서 얼마만큼의 거래가 있었고 수수료수익이 얼마나 있었다고 매주 보고하는데

'고작 7개월 운용해본 신생서비스가 무슨 자신감으로 아무런 설명조차 하지 않고 남의 돈을 굴리는가'

라는 비판이 들어왔을 때는 변명의 여지가 없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