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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산운용사에 취직한 과정(3) - 취업전략
    커리어 2022. 5. 25.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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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하면 내 전략은

    1. 가능한 한 많은 리서치를 통해 자산운용에 대해 진지하게 알아가려고 하고, 면접에서의 구체적이고 어려운 질문을 던지며 진심을 어필하고
    2. 솔직한 자세로 자기자신을 드러내고, 면접장은 내가 회사를 평가하는 자리이기도 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고
    3. 겸손하게 자신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그걸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어필했다

    자산운용에 대한 이해와 관심

    나는 자산운용이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기 위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려 했다.
    친족 중에 금융권에 종사하는 사람도 없었고, 선배 중에 자산운용사에 취직한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책과 인터넷을 통해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영어와 일본어를 할 줄 알기 때문에 두 언어로 구글링을 통해서 나오는 정보는 모두 읽어봤다.
    심지어 프랑스로도 찾아봤었다.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배웠었기 때문에 대충 어떤 단어가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는 알고 있으니, 번역기를 돌리면 대충 핵심은 이해가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원들이 회사를 평가하는 사이트(한국으로 치면 잡코리아 같은 사이트)를 참고하며 그 회사를 이해하려 노력했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면접에서 주어지는 ‘마지막으로 질문 있으신가요’라는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인맥이 없는만큼, 나에게는 이 시간이 업계 관계자와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 내가 조사해본 결과 자산운용사의 ~라는 업무는 ~라고 이해했다. 이게 맞는가?
    • 그 과정에서 구체적인 업무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는가? 나는 이러이러하게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어떤가?
    • 최근 이러이러한 사건이나 사업상 결정이 있었는데 그건 ~한 판단에 의한 것이었는가?
    • 자산운용 업계 내에서 귀사의 차별점은 이런 부분이다. 어떻게 그런 차별화가 가능했는가
    • 다른 회사와는 다르게 어떤 부분에서는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 앞으로 ~에 의해서 귀사의 경영상 우위가 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거기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이런식으로 매 면접마다 질문을 5~10개씩 준비해갔다.
    그래서 내 면접은 절대로 제시간에 끝난 적이 없었다.
    30분짜리 면접이면 빨리 끝나도 50분은 걸리고, 1시간 면접이 1시간 30분이 된 적도 있었다.
    내가 ‘가능한 한 최대한 조사를 했고, 그걸로 해결할 수 없었던 질문’을 던지면 모든 면접관분들은 열정적으로 대답해주셨다.
    사람은 자기가 알고있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인 거 같다.

    그래서 열정과 진지함을 가지고(=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그런 질문이 아닌 진짜 외부에서는 알 수 없는 것) 물어본다면

    모든 사람들은 자기자신의 시간을 희생해서라도 기꺼이 알려주려 한다는 걸 알게됐다. 아무리 바쁜 사람이라고 해도.

     

    그 결과, 면접의 피드백을 요청하면 모두
    ‘좋은 질문을 던질 줄 아는 능력이 있다’
    ‘자산운용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이해도가 느껴진다’
    등의 평가를 해주셨다.

    솔직함과 당당함

    운적인 요소가 많은만큼, 가능한 한 최대한 많은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다.
    그리고 ‘나는 나다’라는 마인드로 굳이 나 자신의 단점을 숨기려하지는 않았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속인다면 입사 후에 서로가 힘들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자산운용사의 채용은 앞으로도 계속 같이 일할 사람을 뽑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면접장은 회사가 나를 평가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내가 회사를 평가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 사실을 잊지 않고 회사의 단점이나 경영전략상의 약점에 대한 이야기도 거침없이 했었다. 원래부터 또라이 기질이 있어서 남들이 상식적으로 안 할만한 행동도 하기 때문인 거 같다.
    그걸 나쁘게 평가하는 회사도 있었겠지만, 그런 회사는 나도 굳이 일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상관 없었다.

    고객의 돈을 운용하며 설명책임을 가지고 있는 자산운용사라면 지원자에 대해서도 기밀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있어야하는 게 당연하니까.

     

    단순히 너네 회사가 돈도 많이 주고 좋은 곳이니까 들어가고 싶다, 가 아니라
    나는 이러이러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서 이러이러한 곳에서 일하고 싶다,
    너네 회사가 그런 곳인지 확인하기 위해 면접에 참석했다. 이런 마인드로 접근하기 시작한 이후로 면접에 통과하는 횟수가 늘어났던 것 같다.

    겸손함

    그러나 능력 면에서는 겸손해야 한다.
    취준생들 모두 투자를 공부하고, 시장에 대한 나름의 접근법을 쌓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해왔을 것이다.
    그러나 면접장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전부 프로다. 전부 수십년은 시장과 싸워온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서
    대학 다닐 때 투자동아리를 하면서 재무모델링을 했다, 프로그래밍으로 전략을 만들었다, 모의투자대회 우승했다,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처음 취준을 시작했을 때는 최대한 나를 부풀리며 좋게 보이게 하려고 애썼지만
    전문가들은 그렇게 할수록 나를 더 낮게 평가할 것이다. 솔직하지 못한 허풍쟁이로 보였을테니까.
    그래서 내가 여태까지 이런식으로 연구와 공부를 해왔는데 이러이러한 문제를 겪고 있고, 거기에 대해서 이러이러한 공부를 하고있다는 식으로 계속해서 배우려는 자세를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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