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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산운용사에 취직한 과정(1) - 왜 자산운용사인가
    커리어 2022. 5. 2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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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경영학을 전공한 대학교 4학년이고 외국의 대학에 다니고 있다.

    정말 정말 정말로 운 좋게 졸업 전에 외국의 자산운용사에 취업을 하게되어, 졸업하면 곧바로 일을 시작하게 됐다.

    금융권 자체가 장벽이 정말 높지만 그 중에서도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바이사이드는 더더욱 높게 느껴졌다.

    증권사 같은 셀사이드보다 더 높은 학력과 더 높은 스킬을 요구하는 것도 있지만, 정보가 부족하다는 게 더 큰 것 같다.

    채용인원도 적은만큼, 알 수 있는 것도 정말 적다.

     

    그래서 그동안의 취업준비 과정을 돌아볼 겸, 자산운용업을 지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를 공부할 겸,

    내가 노력한 것과 알게된 것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외국에서 대학을 다녔고, 외국의 자산운용사에 취업을 한만큼 한국과는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음을 염두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어디까지나 학부생이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있을 수도 있다.

    왜 금융권인가

    경영학을 전공했으니까 금융권으로 진출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는 건 당연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전공이 회계였기 때문에 무언가를 한다면 회계사가 되자는 생각이 강했다.
    특히 미국회계사시험을 준비해서 그걸 바탕으로 재무 쪽으로 일해보자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투자를 시작하게되며 많이 달라졌다.

     

    회계를 배운만큼 재무제표를 분석하면서 투자했고, 

    각종 책이나 논문을 보며 유효한 전략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그러다가 백테스트를 하기 위해 프로그래밍을 배웠고, 하다보니 그게 정말 재미있었다.

    그래서 일반적인 투자 공부보다는 시스템트레이딩, 퀀트 쪽을 더 열심히 하게됐다.

    점점 주식은 자산배분만 해놓고 방치하게 되고, 개별 종목은 전혀 안 하게 됐다.

    오히려 가상화폐 투자와 전략 연구를 더 열심히 했다.

     

    결국 회계사 공부는 중간에 그만두고 증권, 투자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 준비했다.

    취업준비 기간동안 낸 이력서의 9할은 자산운용사, 증권사였다. 나머지 1할조차 은행, 보험사였다. 

    왜 자산운용사인가

    대부분이 그렇듯, 바이사이드에 대한 선망이 있긴 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큰 것은 셀사이드 비즈니스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었다.

    셀사이드의 업무도 세상에 필요한 일이고,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일부 기관 중에는 돈을 위해 고객에게 필요도 없고 고객이 이해하지도 못하는 상품을 팔아서 수수료를 챙기는 곳도 있다.
    애널리스트 중 일부는 기업에 대한 칭찬 일색이며, 방송에 나와서도 ‘약팔이’에 가까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투자세계에는 일말의 책임감이나 죄책감 없이 타인을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깨달았는데

    내가 그렇게 되고 싶지는 않았다. 

     

    바이사이드라고해서 모두 윤리적이면서, 고객가치과 사회적가치를 실현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고객과 같은 이해관계를 가진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고객의 자금을 고객 목표에 맞게 운용하고, 고객이 만족하는 한 계속해서 자금을 운용하며 거기에 대한 보상으로 수수료를 받아내는 관계다.
    운용자금을 바탕으로 여러 기업에 의사권을 행사하며 사회를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내는 데 쓸 수 있다.
    그래서 자산운용사에서 일하는 게 세상에 더 도움된다고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자소서나 면접에서도 항상 이 이야기를 했었다.
    돈을 위해 타인의 불행을 이용하기보단, 타인을 위해 일하며 사회적가치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너무 흔한 지망동기로 들리고 위선적으로 들리긴 하지만, 항상 내 경험과 연관지어서 이걸 풀어나갔다.

    면접관들 대부분 납득은 했었고, 몇몇 분들에게서는 책임감과 윤리의식이 느껴진다는 평가도 받았다.

    결과

    약 반년간의 취업준비 기간 동안, 신입 채용 공고가 나오는 자산운용사는 모두 지원했다.
    총 5개의 운용사에서 면접을 봤고, 한 곳에 합격해서 일하게됐다.

    운 좋게 내 가치관과 가장 일치하는 회사에 합격했다.

     

    졸업과 동시에 커리어를 바이사이드에서 시작하게 된다는 게 아직 믿기지 않는다.
    원래부터 금융권의 문은 좁은데다가, 자산운용은 더더욱 좁다. 
    게다가 사람이 필요하면 다른 곳에서 경력직을 데려오지 신입을 뽑아서 키우려는 회사는 정말 적다.
    뽑으려는 신입이 ‘상경계 학사’인 경우는 더더욱 적다. 그런데다가 경기 상황에 따라서 채용인원도 수시로 바뀐다.
    그래서 내가 정말 말도 안 될 정도로 운이 좋아서 이런 기회를 손에 넣었다는 생각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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